핸즈소개

 


<핸즈의 생각>

2021, 첨단기술 시대 적정기술의 역할, 정해원

첨단기술이나 상업기술과 달리 적정기술은 ‘기술의 흐름에 대해서 다른 방향도 있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기술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이 어떤 맥락에서 적용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기술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것이 적정기술의 철학이자 사고방식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AI기술은 어떻게 적정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구체적으로 질문해봐야 합니다.
첨단 기술이 넘쳐나는 시대에 적정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까를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코로나 때문에 2년 이상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우리를 코로나로부터 예방해 주는 것은 마스크나 손 소독, 거리 두기 같은 일상의 기술들입니다. 물론, 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서는 응급실도 필요하고, 중환자실도 필요하고, 그다음에 백신 같은 첨단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일상에서 우리를 지키는 기술들이 어떻게 각각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들은 필요합니다.
거대 기술과 자본을 통한 대규모 생산과 소비, 그 폐기물로 인해 지구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고, 우리가 내뿜는 온실가스로 지구가 뜨거워지는 이때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래서 비록 적정기술이 완전하지 못할지라도 새로운 대안을 상상하게 하고 첨단 기술에 딴지를 거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2020, 적정기술을 통해 교육사업하기, 정해원

첨단기술이 사람들을 유혹하는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자연에너지를 활용하기 어려운 ‘도시’에서 적정기술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계와 어려움을 동반한다. 이때 텃밭농사와 적정기술을 비교해보면 나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텃밭농사는 좁은 땅에, 수확량도 많지 않고, 전업농도 아니라서 수익도 적다. 하지만 농사짓는 농부의 마음은 땅이 작든지 크든지 같기에 그렇게 작게라도 농사를 지어보면 제철도 알게되고 수확한 농산물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이걸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는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트에 가서 이쁘고 깨끗한 과일이나 채소를 구입하던 사람은 몰랐던 농부의 마음을 텃밭농사를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와 관련된 적정기술도 마찬가지로 ‘에너지농부’, ‘에너지생산자’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이런 점에서 적정기술은 첨단기술의 한계를 지적하고 균열을 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새로운 대안 사회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적정기술은 본질적으로 불편한 부분이 있음도 인정하고 우리가 이미 첨단기술의 편리함에 너무 길들어있음도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적정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거나 적정기술의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제시하는 관점은 오히려 거리를 두고 싶다.

이제 핸즈는 적정기술 교육기업으로 7년차를 보내며 지속가능한 ‘사업목표와 비전’을 어떻게 세울지, 반복적인 교육패턴의 매너리즘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결국 핸즈는 적정기술을 통해 이 사회의 여러 요소들(특히 에너지)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누가 이런 문제들을 책임져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이다. 그래서 우리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내 손으로 직접 구현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고자 한다. ‘적정’기술의 ‘적정’은 ‘적당함, 알맞음’을 말한다. 그래서 핸즈는 우리에게 ‘적정’한 기술이 무엇이고,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계속 질문해 나가려 한다.

 

2014, <기술의 충격>을 읽고, 정해원 

핸즈에서는 연수를 하며 자신이 원하는 책을 하나씩 골라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가 고른 책은 케빈캘리의 <기술의 충격>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가 젊은 시절 10년 동안 싸구려 운동화와 낡은 청바지 차림으로 아시아 오지를 여행했고,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즐겨 모는 등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해왔으며, 1960년대 말 작은 농가에 공동체를 꾸몄던 히피 운동에 참여했고 현대문명과 거리를 두고 사는 아미시파와도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을 정도로 기술지향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 책에서 기술의 흐름에 따르고 기술의 힘에 맞서지 않고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왜 자신이 살아온 삶과는 모순된 결론에 도달한 것일까요?

우리는 분명 현대기술의 축복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핵발전소라는 기술의 영향권에서 우리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우리는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기술의 방향을 어떻게 될 것이고, 우리가 하는 적정기술은 어떠해야하는지 이 책은 고민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기술자체가 하나의 생명체라고 주장을 하며 스스로의 의도를 갖고 진화해나간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술’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기술도 자연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치 인간이 동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동물이듯이.

기술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고 많은 것을 복잡하게 했으며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검은 연기, 검은 강물, 새카맣게 묻은 때, 공장 노동자의 삶… 그래서 우리는 기술을 ‘ 우리를 기만하는 사탄’이라며 멀리 하기도 했지만, 오늘날 많은 문제의 해결책을 기술이 제시해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 기회만 주어진다면 걷는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고, 자전거 탄 사람은 스쿠터를 타고 싶어하고, 스쿠터를 탄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싶어하고, 자동차를 탄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싶어하지만,  거꾸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술은 소비하도록 유혹하는 마법의 사이렌이고, 우리가 뒤엎을 수 없는 독재자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명확히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미 기술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행복한 포로가.

그런데 핸즈는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교육하며 현대기술과는 다른 방향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이 기술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약간 방향이 다를 뿐일까요? 그런 고민을 계속해 봅니다.

 

4 thoughts on “핸즈소개

  1. 안녕하세요? 부산에 살고 있는 세 아이의 엄마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참 무지했고 좁은 시야로 세상을 보고 있었음을 느끼네요.
    아이들을 키워가며 저도 함께 세상을 배워가는 기분입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그 친구들을 데리고 2년째 가을마다 에코와 경제에 대해서 배워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리사이클링도 해보고, 장바구니도 써보고…
    공정무역과 적정기술이라는 말을 듣고만 있었지 실천하거나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아이들과 이 부분도 함께 배우고 싶어서 이곳 저곳에서 정보를 구하고 알아가는 중에 ‘핸즈’를 보게되었네요.
    활동하시고 세워가시는 귀한 일들을 응원합니다.

    혹시 초등학생들이나 더 어린 아이들에게 처음 적정기술에 대해 알려줄 때, 어떻게 알기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해도 될까요?
    그냥 개념만 아는 시간이 아니라,
    이번 가을을 시작으로 함께 고민하고 배워가고 싶어서요.

    • 네, 반갑습니다. 핸즈와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 고맙습니다. 언제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해주시고, 핸즈 네이버카페에 초등학생을 위한 글도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메일로도 별도로 답드리겠습니다.^^ https://cafe.naver.com/handzat/36

  2. 가난과 무지속에 사는 이들은 심어 가꾸어 먹는 것에 길들여지지 않아 그저 저절로 난 풀 종류를 뜯어 먹고
    전기등 문화시설을 갖추지 못한 이들은 갈무리나 저장을 모르기 때문에 저는 농산물 파파야를 건조하거나 파파야 짠지,바나나 잼을 만들어 보급하고, 시범농사와 태양열 건조기, 정수기, EM 등 효소 생산 등
    이제는 그 들의 자급자족을 위하여 라오스에까지 버스를 타고 가 적정기술 공부를 하고자 힘써 보았습니다.
    인터넷 되는 지역에서 태양열 건조기 제작을 검색해보고
    가장 눈에 잘뜨이는 것이 스티로폼 테양열 건조기 보급이 가능 할 것 같아 백방으로 알아보다
    오늘에서야 알게되여 살길을 찾은 듯 너무 반갑습니다.

    • 잘 지내고 계시죠? 지난번에 드린 정보들이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핸즈도 이춘자선생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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