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충격

기술의 충격

핸즈에서는 매주 목요일 자체 연수를 합니다. 이번에는 자신이 원하는 책을 하나씩 골라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가 고른 책은 케빈캘리의 <기술의 충격>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가 젊은 시절 10년 동안 싸구려 운동화와 낡은 청바지 차림으로 아시아 오지를 여행했고,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즐겨 모는 등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해왔으며, 1960년대 말 작은 농가에 공동체를 꾸몄던 히피 운동에 참여했고 현대문명과 거리를 두고 사는 아미시 파와도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을 정도로 기술지향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 책에서 기술의 흐름에 따르고 기술의 힘에 맞서지 않고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는 왜 자신이 살아온 삶과는 모순된 결론에 도달한 것일까요?

우리는 분명 현대기술의 축복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핵발전소라는 기술의 영향권에서 우리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우리는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기술의 방향을 어떻게 될 것이고, 우리가 하는 적정기술은 어떠해야하는지 이 책은 고민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기술자체가 하나의 생명체라고 주장을 하며 스스로의 의도를 갖고 진화해나간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술’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기술도 자연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치 인간이 동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동물이듯이.

기술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고 많은 것을 복잡하게 했으며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검은연기, 검은강물, 새카맣게 묻은 때, 공장 노동자의 삶… 그래서 우리는 기술을 ‘ 우리를 기만하는 사탄’이라며 멀리 하기도 했지만, 오늘날 많은 문제의 해결책을 기술이 제시해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 기회만 주어진다면 걷는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고, 자전거 탄 사람은 스쿠터를 타고 싶어하고, 스쿠터를 탄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싶어하고, 자동차를 탄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싶어하지만,  거꾸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술은 소비하도록 유혹하는 마법의 사이렌이고, 우리가 뒤엎을 수 없는 독재자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명확히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미 기술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행복한 포로가.

그런데 핸즈는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교육하며 현대기술과는 다른 방향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이 기술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약간 방향이 다를 뿐일까요? 그런 고민을 계속해 봅니다. (정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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